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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방탄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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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22.06.1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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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년 가까이 현역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최장수, 최고령 MC로 남은 송해. 그는 "권태는 절대로 느끼지 말라. 여러분이 하는 일에서 도태되지 말라"는 조언을 자주 했다. "전구우우욱~ 노래자랑!" 경쾌한 음악과 함께 시작되는 MC 송해의 오프닝 멘트는 34년간 매주 일요일 낮을 깨우는 신호였다. 진행 횟수 1,700여회. 무대 출연자 3만명, 관객 1,000만명. 국민 MC 송해가 6월 8일 향년 95세로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그 기록은 더 이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6월 14일 저녁, 데뷔 9년 만에 단체 음악 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해 팬들을 엄청 놀라게 했다. 리더 RM은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 것 같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니 성장할 시간이 없다. 언젠가부터 번안기계가 되면 제 역할은 끝난 것"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멤버는 "가사 쓸 때 할 말이 안 나온다. 억지로 쥐어짜내고 있다. 너무 괴롭다"는 하소연을 남겼다. 2013년 데뷔 이후부터 한번도 재미가 없었다. 기계가 되어버린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멤버들의 나이도 이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내년부터 잇따라 입대를 앞둔 상황이다. 단기간에 슈퍼 스타덤이 오르고 국내외 활동을 병행하며 주변 여건이 변하고 피로도 쌓일 대로 쌓였다. 
 방탄소년단은 진즉에 자기모순 속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세계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갖도록 격려하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독려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생산 공장에서 찍어내듯 음반 활동을 해왔다. 음악은 물론 외모, 안무, 비디오, 팬서비스 모두 완벽해야 한다는 케이팝 아이돌의 강박은 BTS도 비켜가지 못했다.
 케이팝 시대 이전 스타였던 ‘서태지와 아이들’은 앨범을 낸 뒤 1년 쉬는 방식을 처음 시도했다. 그들은 음악, 활동, 쉼의 자유를 얻고 주체적으로 활동했다. 이번 BTS 단체활동 잠정 중단 결정이 국위 선양을 이유로 묻어둔 케이팝 시스템의 그늘을 돌아볼 기회가 될 것 같다. 활동 중단을 발표하는 영상에서 일부 BTS 멤버들은 울고 있었다. ‘방탄 기계’에 남은 마지막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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