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정유업체들이 탈(脫)정유 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전 세계적 추세인 만큼 정유사업이 장기적으로 사양사업인 데다 국제 경기와 환율 등 외부 환경에 민감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S-OIL은 2분기 합계 4조51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2조3,292억원, 에쓰오일 1조7,2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일제히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들 업체들의 실적 개선을 이끈 건 정유사업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등에 따른 국제 유가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정제마진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 세계적으로 정제설비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수요가 다시 증가한 뒤에도 공급 확대는 더뎌진 탓도 있다.

정제설비가 부족한 상황임에도 정유업계는 정유사업 활황으로 벌어들인 돈을 정제설비 확대 대신 비(非) 정유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활황은 일시적인 만큼 친환경·에너지 전환 등 세계적 흐름에 대응하며 사업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로의 전환을 위해 2025년까지 30조원을 그린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에는 2018년부터 투자된 8조원을 포함해 총 20조원을 투입한다.

수소, 소형원자료(SMR) 등 그린 에너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SMR(소형모듈원자로) 기업인 미국 테라파워와 협력관계를 맺었고, 6월엔 암모니아 연료전지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기업 아모지에 380억원을 투자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순환경제 사업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S-OIL도 친환경 친환경 에너지 화학기업으로 전환하는 '샤힌 프로젝트'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석유제품 수요는 점차 감소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 전망"이라며 "탄소중립,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정유사들은 생존을 위해 친환경 비즈니스로의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태아 기자 kt25@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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