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등 지구 전체가 심각한 환경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친환경 교통망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그 대안으로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트램'이 대세다. 트램은 노면 위에 부설된 궤도를 따라 주행하는 전차를 말한다. 울산·부산 등을 비롯해 20곳에 가까운 지자체들이 트램 도입을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이다. 트램은 국내에서 지난 1968년 완전히 사라졌다가 최근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다. 지하철보다 적은 건설비로 자동차 수요를 억제해 대중교통 활성화를 가져오고,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친환경 시대에서 온실가스와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최적의 교통수단으로 주목하고 있다. 친환경 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으로서는 최상의 선택지다.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고, 대중교통이라고는 시내버스밖에 없을 정도로 열악한 교통환경을 가지고 있는 울산이 트램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교통약자를 포함한 시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친환경 도시를 추구하는 도시 지향점과도 일치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트램을 운영해온 해외 사례를 찾아 매력적이고 활기찬 도시 건설을 지원하고 대중교통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을 찾아본다./편집자주

 

니스 시내 잔디노반 위로 무가선 트램이 달리고 있다. 지저분하게 얽힌 선을 없앰으로써 도시 미관을 크게 개선했고 이로 인해 역사적인 관광도시의 풍광을 보존할 수 있게 됐다.

1925년 자동차 증가로
사라졌다 2007년 재도입 
현재 27㎞ 3개 노선 운행

진동·소음 거의없어 편안 
대기질 개선도 크게 기여
지면과 노반 수평 매립 
유모차·장애인 등 편리

대중교통 승객 60% 이용
차량 2만대 이상 감소 효과
2025년까지 트램 전체
탈탄소·탄소중립화 목표

 

# 일반인 뿐 아니라 교통 약자에도 최적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항만 도시 니스(Nice)에서는 트램이 대표적인 대중교통으로 꼽힌다.니스의 트램은 1925년 자동차 보급 확산으로 사라졌다가 2007년 재도입됐다. 현재 △1호선 9.2㎞ △2호선 11.3㎞ △3호선 7㎞로 총 27㎞ 3개 노선이 운행 중이다.

유모차를 끄는 시민이 계단이 없는 수평 승·하차 트램을 편리하게 탑승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니스 코트 다쥐르 국제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시내로 접근하기 위해 이용한 교통수단 역시 '트램'이었다.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마주한 트램 정류장에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북적였다. 1회 이용권을 끊고 직접 트램에 탑승해보니 진동과 소음은 거의 없었고, 무엇보다 교통약자에 대한 편의성이 크게 확보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도로 위에 돌출되지 않고 지면과 수평으로 매립되어 있는 트램은 시내버스나 지하철과는 달리 계단이 없는 수평 승·하차이기 때문에 휠체어 등 도구를 이용하는 장애인, 유모차를 끄는 시민, 보행이 불편한 노약자, 캐리어가 있는 관광객 모두 쾌적하게 이용했다.

지난달 22일 프랑스 니스 코트 다쥐르 국제공항에서 내린 사람들이 시내로 들어가기 위해 트램 이용권을 구매하고 있다.

# 교통난 해소하고 대중교통 활성화 가져와
 니스시가 트램 도입을 추진할 당시 우선 목표는 자동차 수를 줄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동차 증가로 인해 수반되는 각종 문제점을 같이 없애는 것도 주요 과제였다.

 대표적으로 시민들이 자동차를 포기할 수 있도록 트램역 인근에 주차장을 설치해 트램,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권이 있으면 해당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니스 중심가의 주차장은 1시간 10유로 이상일 정도로 가격이 비싸다. 이를 이용해 트램 정류장 주변에 주차장을 만들어 자가용을 주차장에 주차해 놓고 트램을 이용하도록 했다. 

 아울러 트램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도 높였다. 3호선까지 개통된 현재, 니스의 전체 시민 가운데 75%인 21만명이 트램 정류장 500m 이내에 살고 있다. 

  프랑스에서 파리를 제외하고는 니스에서 트램 이용객이 가장 많은데 하루 대중교통 이용객 20만명 가운데 66%가 트램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7년 트램 도입 후 조사한 결과 대중교통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던 35~55세 사이 시민들의 트램 이용률이 높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도시 내 중요시설의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교통이 복잡한 시내에 들어올 때는 자동차를 가지고 오지 않도록 유도하자 차량 2대를 소유하고 있던 가정들이 1대로 줄이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왔고, 자동차 수가 2만대 이상 줄었다고 한다. 

직업별 트램 이용객 현황을 살펴보면 △직장인 35% △학생 34% △퇴직자 19% △프리랜서 4% △고위직 3%으로 나타났다.

# 도시 미관 살린 무가선 트램, 충전방식 관건
 니스의 중심인 마세나 광장을 분 단위로 달리는 트램은 모두 무가선으로 운행 중이다. 다른 유럽의 트램과는 달리 지저분하게 얽힌 선을 없앰으로써 도시 미관을 크게 개선했고 이로 인해 역사적인 관광도시의 풍광을 보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기존과 다른 배터리 충전방식을 도입하면서 가능하게 됐다.

 1호선은 트램 윗면에 대형 배터리가 달려 있어 선을 통해 충전하지만 2호선은 정류장 바닥마다 고속 충전기가 부착되어 있어 매 정류장에 정차할 때마다 충전한다. 한 정류장에서 한번 충전하는데 약 20초가 소요되고 이 전력으로 4~5개 역까지 갈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충전 용량이 적고 대용량 설비가 필요하다는 아쉬운 점이 있는데 니스 트램 운영기관 관계자는 "2017년 무가선트램을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트램이 완전히 멈춰선 경우는 2번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니스시 트램 운영기관 Lignes d‘azur에서 니스 트램 운영 방안과 효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터뷰)미래 친환경을 향해 달리는 니스 트램
 "2019년 공기질을 측정하는 독립기관 Atmosud에서 트램 2호선 도입 후 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공기를 오염시키는 물질 20%가 감소, 소음 공해는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앞으로 2025년까지 전체 트램 운행을 100% 탈탄소화, 탄소중립화 하는 것이 목표다."
 니스시 트램 운영기관 Lignes d'azur의 올리비에 아스톨피 대표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써의 트램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현재 니스는 전체 트램의 75%가 친환경으로 운행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공기질도 크게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프랑스는 트램 도입과 동시에 도시 재정비를 같이 진행하는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트램 라인에 잔디노반을 설치하고 주변에 나무를 심어 친환경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올리비에 아스톨피 대표

 그는 "1호선만해도 7만7,000㎡에 2,400여그루 나무를 심었고 이 작업으로 3만㎡가 재정비 됐다. 또 잔디는 소음 및 진동을 최소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니스는 성공적인 트램의 친환경 교통망 체계 구축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올리비에 아스톨피 대표는 "현재 트램 4·5호선을 추진 중이다. 5호선의 경우 노동자가 많이 거주하는 타도시를 지나는데 이곳의 경우 자가용 이용률이 높아 교통체증이 심하다. 새벽에 가면 10~15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거리를 러시아워시간에는 1시간 15분까지 걸려 5배까지 늘어난다. 하지만 트램이 도입되면 25분 만에 갈 수 있다. 이로 인해 1만 8,000대의 자동차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며 " 4·5호선도 무가선 트램으로 도입하며, 이외에 수소 트램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글=신섬미 기자·사진=심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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