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목마성시장에 배송을 돕기 위한 카트기가 배치돼 있으나 시계에 부착된 안내문이 유일한 홍보물이다.  
 
   
 
  ▲ 남목마성시장에 배송을 돕기 위한 카트기가 배치돼 있으나 "상가를 가린다"는 민원으로 지정된 주차 노면에 주차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남목마성시장에 배송을 돕기 위한 카트기가 배치돼 있으나 "상가를 가린다"는 민원으로 지정된 주차 노면에 주차도 못하고 시장 뒤편에 차를 대고 있는 실정이다.  
 

구입 물건 공영주차장까지 배송…안내 부실해 사용률 저조
“상가 가린다” 민원에 지정 주차장에서도 볼 수 없어
상인들 “공영주차장 주차 거의 안해…실효성 떨어져”

 

동구 남목마성시장에 배치된 카트기가 이용자가 거의 없는 데다 상인들도 외면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 카트기는 동구가 추진 중인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8월부터 운행했으며 국비와 시비를 지원받아 총 1,600만원의 예산으로 마련됐다.
본래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 남목마성시장에서 구입한 물건을 주차장으로 배송하는 것이 주목적인데 지금은 ‘상가를 가린다’는 민원으로 지정된 주차 노면에 차량을 대는 것조차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24일 오후 찾은 동구 남목마성시장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인파로 가득했다.
여기저기서 구매한 물품을 양손 한가득 들고 나가는 고객들이 많았는데, 들것이나 차량이 필요해 보였다. 시장 출구를 나서니 ‘배송차량전용’이라 적힌 노면 표시가 한눈에 보여 인근에 배송 지원을 부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관련 차량도 보이지 않거니와 이용방법에 대한 안내도 찾을 수 없었다. 주변을 한참 둘러본 끝에, 바닥에 박힌 시장 홍보용 시계에 ‘시장 배송차량 안내’라 쓰인 자그마한 용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다시 시장을 둘러봤지만 배송차량 안내 홍보물은 이것이 다였다.
다시 출구로 나오니 배송용 카트기가 전용 노면에 주차돼 있었다. 운행 직원에게 “배송을 다녀왔냐”고 물어봤더니 “상가를 가린다는 민원 때문에 전용 주차 노면과 시장 뒤편 주차장에 20분마다 번갈아 주차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운행 직원 진모(35·여)씨는 “연락을 받고 남목마성시장 공용주차장까지 배송해준 건 매달 2~3차례에 불과했다”며 “하루 일과 대부분은 시장 인근 쓰레기를 줍거나 간혹 짐이 많은 고객들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정영효(63)씨는 “시장에서 주기적으로 배송 서비스가 있다는 방송을 내보내긴 하지만 그 외 홍보는 딱히 없다”며 “카트기도 계속 전용 주차장에 있어야 고객들이 보고 신청을 할 텐데 민원 때문에 그것조차 어렵다”고 토로했다.
시장 상인들은 애초에 카트기가 실효성이 없는 데다 시장에서 거리가 너무 먼 공용주차장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남목마성시장과 공용주차장 거리는 거의 100m에 달하는 데다 지대가 높아 시장 이용을 위해 주차하기엔 적합해 보이지 않았다.
한 상인은 “시장 바로 옆에 붙어있는 2차로 노면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중간중간 있는 통로로 옮겨서 싣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누가 저 멀리 있는 공용주차장까지 가서 차량을 대나. 그러다 보니 굳이 카트기를 부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23일 경제진흥과 2021년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됐다.
동구의회 정용욱 의원은 “지난 9월 9일부터 이달 16일까지 20분간 간격으로 카트기를 운행한 횟수가 1,365건인데 이 중 배송은 단 2차례에 불과했다”며 “4개월간 지출된 480만원의 인건비도 문제지만 카트기가 좁은 시장 주변을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민원이 많다”며 사업 폐기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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