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부지 매입 비용 등 문제 발목
인근 주민·동문 거센 반발도 한몫
내년 신입생 미배정 사실상 확정
청량지역 학생 수급 등 방안 모색

 

송정 또는 청량 이전, 현 부지에서 개축 등 다양한 방향을 검토하고 있던 삼일여고가 사실상 현 부지에 잔류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송정지구와 청량지역을 비롯해 4개소에 대해 이전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부지비용 등 현실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또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 동문들도 청량 이전에 대한 가능성이 계속해서 거론되자 반발하고 나섰는데, 학교측은 하루빨리 신입생을 다시 받을 수 있는 방안과 주변 여론 등을 모두 고려해 '건물 보강'을 검토하고 있다.

7일 삼일여고 학교법인 울선학원에 따르면 최근 울산시교육청을 방문해 현 부지에 잔류하는 방안과 함께 지난 2020년 학교건물 노후화로 재난위험시설 D등급을 받았던 건물의 '보강'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했다.

시교육청은 건물안전 문제로 2021년과 2022년 신입생을 배정하지 않았고 현재 3학년 9학급 145명만 재학중이다.

시교육청이 2023년 신입생 배정계획을 오는 10월까지 취합하고 있는데, 울선학원은 내년 신입생 미배정을 사실상 확정했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학교 이전 및 신축과 함께 빈 대지에 모듈러교실을 조성해 신입생을 받고자 했지만, 부지매입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진척이 없었다. 또 최근 이전과 관련한 언론보도가 잇따르면서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이 일대에 현수막을 게재하는 반발하고 있고, 학교 동문들도 학교측에 현 부지에 잔류를 요구하면서 재단에서도 최근 장고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재단 측은 당초 이전을 검토한 것은 개축보다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학사운영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고, 이전 후보지 주민들의 요청이 작용한 것인데, 현 상황에서는 '건물 보강'이 더 빠를 수도 있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또 현 위치에 남을 경우 인접한 청량지역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어 그동안 필요성이 제기됐던 청량지역 학교신설 문제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울선학원 측은 계획대로 '건물 보강'을 할 경우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계획대로라면 2024년에는 신입생을 받을 수 있게 되며, 이 방안으로 진행하더라도 남녀공학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울선학원 관계자는 "건물 보강을 위해 전문가 등과 가능성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는데, 긍정적인 의견들이 나왔다"며 "시교육청과 구체적인 상황들을 공유하면서 가능성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보강'에 대한 의견을 전달 받았는데, 재난위험시설 심의위원회와 안전진단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살펴봐야 할 것이 많아 학교측 예상보다는 다소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hanmail.net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